막연하게 물으면 막연하게 온다: 공공기관 실무자를 위한 프롬프트 설계법
[한국프라임저널 임기정 칼럼니스트] 강의실에서 똑같은 실습을 시킨다. 같은 ChatGPT, 같은 시간, 같은 주제. 그런데 15분 후 결과물이 완전히 다르다. 한 팀은 바로 결재에 올릴 수 있는 보고서 초안을 들고 오고, 다른 팀은 "AI가 엉뚱한 말만 한다"라며 화면을 닫는다. 도구의 차이가 아니다. 질문의 차이다.
AI를 써봤는데 별로라고 느낀 적 있는가? 그때 어떻게 물었는지 떠올려보라. 대부분 이렇다. "보고서 써줘.", "회의 자료 만들어줘.", "민원 답변 정리 해줘." 막연하게 던지면 막연하게 돌아온다. AI가 문제가 아니다. 질문이 바뀌지 않은 것이 문제다. 같은 도구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질이 완전히 갈린다.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는 AI 격차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좋은 질문에는 세 가지가 들어간다. 역할, 맥락, 형식이다. 역할은 AI에게 어떤 전문가가 되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맥락은 상황과 조건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형식은 원하는 결과물의 모양을 미리 지정하는 것이다. 말로 하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비교해 보면 차이가 바로 느껴진다.
[보고서 작성]
- 나쁜 예: “3분기 예산 보고서 써줘”
- 옳은 예: “너는 공공기관 10년 경력 기획 전문가야. 팀장이 임원에게 보고하는 3분기 예산 집행 현황을 결론-근거-제언 순서로 300자 이내로 작성해줘”
[민원 답변]
- 나쁜 예: “민원 답변 써줘”
- 옳은 예: “민원인이 공사 소음에 항의하는 상황이야. 공공기관 담당자 톤으로, 공감-설명-해결책 순서로 200자 이내 답변문을 작성해줘”
[회의 자료]
- 나쁜 예: “AI 도입 설명 자료 만들어줘”
- 옳은 예: “AI에 거부감을 가진 50대 공공기관 팀장들을 설득하는 10분짜리 발표 구성안을 만들어줘. 두려움 공감으로 시작해서 작은 성공 사례로 마무리하는 흐름으로”
결과물의 격차가 느껴지는가. AI가 달라진 게 아니다. 질문이 달라진 것이다. AI는 내가 준 만큼만 돌려준다. 좋은 질문은 좋은 지시서다. 역할·맥락·형식 세 가지를 갖춘 질문 하나가, 막연한 질문 열 개보다 낫다.
AI 도구를 바꿀 필요 없다. 질문을 바꾸면 된다. 지금 당장 가장 자주 쓰는 프롬프트 하나를 꺼내라. 거기에 역할 한 줄, 맥락 한 줄, 형식 한 줄을 추가해 보라. 보고서가 달라지고, 회의 자료가 달라지고, 민원 답변이 달라진다. 그 변화를 5분 안에 확인하게 될 것이다. AI 격차는 기술의 차이가 아니다. 질문하는 습관의 차이다.
“AI에게 막연하게 물으면 막연한 답이 온다. 역할·맥락·형식을 갖춰 물으면 바로 쓸 수 있는 결과가 온다. 결국 AI의 수준은 내 질문의 수준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임기정 칼럼니스트는 VM(Visual Management) 퍼실리테이터 코치이자 AI 전략 설계 전문 강사로, 시각적 사고 구조화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실행 중심 교육을 이끌고 있다. VMCC 코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생각과 목표를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하고, 협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리더십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핵심 방법론이다.
현재 한국강사교육진흥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교육 혁신과 강사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고, 한국젠스파크연구회 교육이사, 한국AINFT 서울지회장으로도 활동하며 AI와 교육이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공공기관, 기업,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AI 업무 효율화, AI 리터러시, GEO 마케팅 전략 강의를 진행하며, 저서로는 『생성형 AI 활용 선거 필승 전략』, 『이것이 GEO 마케팅이다』, 『AI Agent가 공무를 바꾼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