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숙의 무의식의 스케치] AI는 읽지 못하는 내 마음의 ‘데이터’, 무의식이 보낸 아날로그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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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라임저널 이온숙 칼럼니스트] 세상은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입니다. 인공지능(AI)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척척 맞혀내며 일상을 정교하게 분석하죠. 하지만 이 완벽해 보이는 알고리즘의 그물망에도 결코 걸려들지 않는, 오직 당신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무의식’입니다.

 

인생의 전반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중장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때로 낯선 언어를 해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집니다. 책임감이라는 두꺼운 외투 아래 꾹꾹 눌러 담은 감정들, 사회적 역할에 가려진 채 먼지 쌓인 꿈들은 숫자와 정형화된 데이터로는 결코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AI가 수만 장의 명화를 학습해 화려한 화풍을 재현할 수는 있어도, 당신이 도화지 위에 무심코 그은 삐뚤빼뚤한 선 하나에 담긴 ‘삶의 무게’와 ‘그날의 떨림’까지 읽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미술치료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무의식은 가장 정직하고도 투박한 ‘아날로그 신호’입니다. 잘 그리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붓을 쥐는 순간, 연필 끝이 종이 위를 흐르며 만들어내는 형상들은 내면이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이자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화려한 색채 속에 유독 작게 그려진 나무 한 그루가 수만 번의 말보다 더 절실하게 “나 좀 쉬고 싶어”라고 외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AI는 이를 ‘구도적 불균형’이라 진단할지 모르나, 우리에게 그것은 비로소 터져 나온 진심의 얼굴입니다.

 

중장년의 성장은 새로운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잃어버린 나를 ‘복원’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제는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의 기준이라는 매끈한 디지털 데이터에서 잠시 벗어나 보십시오. 흰 종이 위에 당신만의 투박한 신호를 남기는 것, 그 서툰 스케치야말로 세상 어떤 인공지능도 흉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고귀한 인생 기록입니다. 당신의 붓끝이 닿는 그곳에, 당신도 몰랐던 진짜 당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온숙 칼럼니스트는 10년 경력의 미술치료 전문가다. 한국강사교육진흥원 수석 연구원 및 대표 강사이며, 온마음성장연구소장으로 강의 분야는 마음을 여는 미술치료, 미술심리상담 지도자양성, 감정 소통 대화, 부모·자녀 코칭, 시니어 인지훈련, 시니어 코디네이터, 마음성장 퍼실리테이터, 강사 역량강화, 4대 폭력예방, 기업조직문화 교육 등이다. 한국강사교육진흥원에서 공로상, 레전드 강사상, 2025년 강사 대상, 한양대학교대학원 미술치료전공 석사졸업논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강사DNA』, 교재 발간으로 『마음속 그림 읽기Ⅰ,Ⅱ』, 『시니어미술심리상담의 이론과 실제Ⅰ,Ⅱ』 등이 있으며 2026년 박사학위 졸업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