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라임저널 문형석 칼럼니스트] 요즘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별일도 없는데 마음이 불안해요.”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중장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마음이 계속 조급하고, 뉴스 한 줄에도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렇지 않으신가요? 예전보다 세상이 더 위험해진 것 같고, 나와 가족의 삶이 어딘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사실 많은 분들이 이런 불안을 개인의 성격 문제로 생각합니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넓혀 보면 이것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끊임없이 쏟아지는 사건과 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계속 긴장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긴장이 오래 지속될 때 마음이 먼저 지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중장년에게 불안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삶의 책임이 가장 무거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돌봐야 하고, 자녀의 미래도 걱정해야 하며, 경제적인 부담도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여기에 사회 변화의 속도까지 빨라졌습니다. 디지털 환경, 새로운 범죄 유형,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까지 우리의 일상을 계속 압박합니다.
문제는 이런 환경 속에서 마음이 ‘항상 대비해야 하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뉴스에서 사기나 범죄 소식을 접하면,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마음은 이미 위험을 상상하며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사람은 점점 피로해지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집니다. 결국 마음이 먼저 무너지고, 그 다음에 삶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불안을 없애려고만 애쓰기보다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불안에 끌려다니지 않는 삶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마음의 균형을 지키는 사람이 삶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이 여러분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을 지키는 작은 단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칼럼니스트 프로필

문형석 칼럼니스트는 로뎀나무상담센터 대표이자 상담·교육 전문가. 청소년 상담, 학교폭력 예방, 범죄심리, 위기개입 분야를 중심으로 상담과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보호관찰 및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대상자를 만나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수사심리학적 시선으로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해석하고 실제적인 회복과 변화를 돕는 데 힘쓰고 있다. 상담 현장의 통찰을 글로 풀어내며, 중장년의 성장과 청소년의 건강한 미래를 잇는 실천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