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진짜 고비'… 등산스틱 활용과 보폭 줄이기가 관건

하지만 호기롭게 나선 단풍놀이 길, 정상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잠시뿐이다. 하산길에 접어들며 시큰거리는 무릎 통증에 며칠을 앓아누운 경험, 중장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며 하체 근육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관절 연골은 점차 얇아진다. 특히 산을 내려올 때는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 관절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하체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방비로 산을 내려오면 무릎 관절 안팎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지레 겁먹고 집에만 머물기엔 우리의 청춘과 가을 풍경이 너무도 아쉽다. 무릎을 지키면서 안전하게 가을 산을 즐기는 실속 비법은 무엇일까.
첫째, 등산스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스틱을 양손에 쥐고 짚으면 하중이 팔로 분산되어 무릎이 받는 부담을 3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하산할 때는 스틱 길이를 평지를 걸을 때보다 10~15cm 정도 길게 늘여서 짚어야 상체가 푹 숙여지며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아준다.
둘째, 평지보다 보폭을 절반으로 좁혀 걷는다. 보폭이 넓어지면 발이 땅에 닿을 때 전해지는 충격이 커진다. 종종걸음을 걷듯 보폭을 좁히고,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로 탄력을 주어 걷는 '사뿐사뿐' 스텝이 관절 보호의 핵심이다. 발바닥 전체가 땅에 고르게 닿도록 딛는 것도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훌륭한 요령이다.
셋째, 산행 전후 10분 스트레칭은 보약과 같다. 굳어있는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늘려주면 갑작스러운 근육 경련이나 부상을 막을 수 있다.
경기 파주시에 거주하는 박영호(68·가명) 씨의 사례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몇 해 전 가을에 친구들 따라 감악산에 갔다가 며칠을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살았지 뭡니까. 그 뒤로는 등산스틱 두 개를 꼭 챙기고, 남들보다 천천히 종종걸음으로 내려옵니다. 그랬더니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훨씬 가뿐하더라고요."라며, 박 씨의 환한 얼굴에서 '아는 만큼 건강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엿볼 수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반긴다. 이번 주말에는 무릎 보호 장비와 스틱을 든든히 챙겨 가까운 산의 가을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약간의 요령만 더한다면 우리의 두 다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그리고 튼튼하게 우리를 훌륭한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다음 주 [청춘 헬스]에서는 '중장년 러너를 위한 올바른 착지법과 무릎 보호팁'으로 찾아온다.
※ 주의 및 권고: 본 기사의 운동 및 질환 관련 정보는 일반적인 예방을 위한 참고 자료입니다. 산행 중이나 이후에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통증, 열감, 부기가 있다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반드시 정형외과 등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의학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대한정형외과학회의 관절 건강 수칙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