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사춘기 아이들의 거친 반응과 예민함을 단순한 '반항'이나 '문제 행동'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저자는 뇌과학과 인지발달의 관점에서, 사춘기를 아이의 뇌가 어른의 뇌로 가기 위해 대대적으로 재정비되는 시기로 바라본다. 부모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욱하는 성질과 말대꾸조차도 사실은 아이의 생각과 감정, 정체성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신호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기 위한 첫걸음은 무작정 ‘어떻게 말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왜 저렇게 반응할까’를 먼저 짚어보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정답 같은 멘트를 외우게 하는 것을 넘어, 낯설어진 아이의 뇌 구조를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화의 원리를 안내한다.
책에서는 아이의 논리를 꺾지 않고 생각을 넓혀주는 ‘3단계 대화법’, 불필요한 감정적 자극을 줄이고 같은 말도 덜 아프게 전하는 ‘감정 대화법’, 아이의 말과 마음을 한 걸음씩 확인하며 스스로 답을 찾게 돕는 ‘잔걸음 대화법’ 등 실생활에 즉각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부모는 이를 통해 잔소리를 줄이면서도 아이와 깊이 있게 연결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저자인 홍순범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진료실에서 수많은 아이와 부모를 만나며 쌓은 따뜻하고 전문적인 통찰이 이번 신간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 외 지은 책으로는 『엄마의 첫 공부』, 『인턴 일기』, 『타인이라는 세계』 등이 있다.
그동안 “대체 왜 저럴까?” 답답해하며 아이의 겉보기 행동을 바꾸는 데만 급급했다면, 이제는 그 행동 뒤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의 뇌와 마음을 먼저 들여다볼 때다. 자녀를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부모가 건네는 말도 자연스럽게 달라지며, 굳게 닫혔던 아이의 방문과 마음의 문도 다시 열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