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다시쓰는 나의 심리 이야기

[한국프라임저널 김수연 칼럼니스트] “네가 알아서 잘하니 마음이 놓인다.” 부모님께 이 말을 들으려 부단히 애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결혼해서는 “역시 당신밖에 없어”라는 배우자의 인정을 위해, 자녀에게는 “우리 엄마·아빠가 최고야”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우리는 평생을 ‘착한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지 않던가요? 타인의 기대를 채우느라 정작 나 자신의 잔은 텅 비어버린 느낌 말입니다. 우리는 왜 그토록 타인의 만족에 목을 매며 정작 자신에게는 인색한 삶을 살아온 것일까요?
우리가 믿어온 ‘착함’이라는 미덕이 때로는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해 포기했던 꿈, 가족의 평화를 위해 삼켜야 했던 감정들. 이 모든 희생은 ‘착한 사람’이라는 칭찬과 맞바꾼 소중한 나 자신의 파편들입니다. 중년에 접어들어 문득 허탈함이 몰려오는 이유는, 인생의 주도권을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 무거운 ‘착함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가 나를 먼저 돌보지 않으면서 남을 진심으로 사랑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조금 ‘이기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기심은 나를 보호하는 ‘건강한 자기중심성’을 뜻합니다. 타인의 요구에 무조건 “예”라고 답하기 전에, 내 마음이 정말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십시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는 용기,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를 거절하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먼저 고르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위해 시간을 내는 사소한 이기심이 우리를 다시 숨 쉬게 합니다. 내가 행복으로 충만해질 때, 비로소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가식 없는 따뜻함을 전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희생하며 맺은 관계는 결국 원망을 남기지만, 스스로를 존중하며 맺은 관계는 깊은 존중을 남깁니다.
인생의 후반전은 타인의 박수를 받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나를 위한 진솔한 독백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그동안 ‘착한 사람’으로 살며 애쓰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그 칭찬들을 내려놓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 자신에게 최고의 대접을 해주십시오. 조금은 이기적으로 보여도 좋습니다. 당신이 웃어야 당신의 세상도 환하게 밝아질 테니까요. 오늘부터 당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보십시오. 이제 당신이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거절’에 서툰 중장년층에게 “오늘 내가 나를 위해 거절한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덧붙여 소통을 유도해 보세요.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수연 칼럼니스트는 한국강사교육진흥원 교육협력국장으로 “진단 없이 처방 없다”라는 철학으로, 강의 현장에서 억지웃음 대신 회복의 웃음을 처방하는 웃음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중장년, 시니어 대상 정서 회복 강의, 기업 조직문화 교육, 법정의무교육, 웰다잉, 웰에이징 분야에서 활동 중이며 현재 대진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니어 강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강사 시크릿』 , 『집중력 혁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