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라임저널 장승주 칼럼니스트] 우리는 인생의 성패를 두고 흔히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 말합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왜 누구는 평생 운의 뒤꿈치만 쫓으며 허덕이고, 누구는 마치 운이 스스로 찾아와 안기는 듯한 삶을 사는 것일까요? 세상이 말하는 '운 좋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그들에게는 특별한 비법보다 더 본질적인 '한 끗 차이'가 존재합니다.
첫째, 운은 '비어 있는 곳'으로 흐릅니다. 운(運)이라는 글자에는 '옮기다', '움직이다'라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으로 자기 내면을 빽빽하게 채워두곤 하죠. 꽉 찬 컵에는 더 이상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스스로를 비워내고 정돈한 사람만이 인생이 던지는 뜻밖의 행운을 담아낼 공간을 갖게 됩니다.
둘째, 운은 '끝까지 판을 지키는 자'의 몫입니다. 운은 무작위로 던져지는 주사위와 같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도박사라도 게임 테이블을 떠나는 순간 승률은 '0'이 됩니다. 소위 운이 좋다는 사람들은 대단한 행운아라기보다, 남들이 "이제 안 되나 보다"라며 자리를 뜨는 그 마지막 순간에 무거운 엉덩이로 조금 더 버틴 사람들입니다. 결국 운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마주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운은 '태도'라는 향기를 맡고 찾아옵니다. 운은 사람을 타고 오고, 사람은 그 사람의 태도가 풍기는 향취에 끌리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시련 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남 탓을 하는 이에게는 운이 깃들 자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묵묵히 자신을 닦으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의 고요한 확신 곁으로 운은 스며들 듯 찾아옵니다.
당신이 지금 운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의 발밑을 확인해 보십시오.
"지금 당신은 운이 나쁜 것입니까, 아니면 운이 당신을 찾아왔을 때 머물 수 있는 '자리'조차 비워두지 못한 것입니까?"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기회는 상황이 마법처럼 변하는 외적인 행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폭풍 한복판에서도 끝내 꺾이지 않고 서 있는, 어제보다 조금 더 굵어진 '자기 생의 옹이'를 발견하는 그 찰나에 이미 운은 완성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이 간신히 지켜낸 그 고단한 자리가, 훗날 당신의 생에서 가장 밀도 높았던 '성소(聖所)'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지금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무게만큼 깊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장승주 칼럼니스트는 한국강사교육진흥원 홍보국장이며, 강사의 가치를 세상과 잇는 브랜딩을 돕고, 시니어 프로그램 강사로서 인생 후반전의 따뜻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선바꿈' 멘토로 활동 중이다. 강의분야는 시니어 프로그램(신체, 인지, 미술), 폭력예방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