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의 다시 쓰는 삶의 2악장] 잊었던 나만의 멜로디 찾기

우리의 연주는 아직도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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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라임저널 김미정 칼럼니스트] 혹시 구석에 먼지 쌓인 기타를 보며 잠시 멈춰 섰던 적 없으신가요? "언젠가 다시 해봐야지" 라고 생각만 한 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나'라는 악기를 방치해두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분주했던 하루가 멈춘 자리에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 삶의 다음 장은 과연 어떤 소리로 시작될까 하고요.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의 악보는 덮어두고, 잠시 새 장을 펼쳐볼까요? 어떤 선율로 시작되고 싶으신가요?

 

많은 중장년이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며 '나'라는 존재가 흐릿해지는 기분을 느끼곤 하죠. 경력은 충분하지만 방향은 흐릿하고, 경험은 쌓였지만 쓸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립니다. 그동안 사회적 역할과 타인의 기대를 연주하느라 정작 중요한 나의 멜로디는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음악 치료사로서 많은 분을 만나며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삶의 2악장은 결코 완벽한 연주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투른 손으로 건반을 하나 씩 눌러보는 그 어색한 시간이야말로,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치유의 시작입니다. 처음 기타를 잡고 손끝이 아파질 때 느껴지는 그 생생한 통증은, 그동안 무뎌졌던 내 감각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불협화음이면 어떻습니까? 부족한 자신에게 미소 짓고 격려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것조차 내 인생의 기록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지요.

 

미뤄두었던 배움,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은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그것이 바로 나만의 멜로디 첫 음입니다. 저는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기타 하나 둘러메고 50이 훌쩍 넘어 음악 치료사로 세상 밖에 나왔습니다. 기타 코드 몇 개밖에 모르는 제가 즐겁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분을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먼지 쌓인 기타를 다시 꺼낸 그분에게도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연주였지만, 누구에게 작은 불씨가 되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합니다. 지금의 공백은 어쩌면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숨 고르기일 뿐입니다.

 

오늘 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라도 좋고, 작은 악기 하나라도 좋습니다. 조심스레 소리 하나를 내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울림이 당신의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네줄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연주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만 악장을 바꾸고 있을 뿐입니다. 잊었던 나만의 멜로디를 찾아, 삶의 2악장을 함께 그려가는 우리를 서로 응원합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미정 칼럼니스트는 『늦게 핀 미로에서』 저자다. 평범한 주부에서 50넘어 시작한 음악 치료사로서 많은 아픔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치유와 회복에 기여했다. 배움의 확장을 위해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KPC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다양한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음악 치료사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모든 강의에 음악적인 콘텐츠를 첨가한다. 지속적인 음악 봉사를 통해서도 대중과 교류하며 나눔을 지향한다. 현재 한국부부행복코칭센타의 전문 교수이며 시니어블로거협회 전문기자이다.

 

강의 분야는 음악과 함께 하는 인문학 이야기, 웰다잉 코칭, 부부행복코칭, 시니어 리더십, 함께 즐기는 음악치료 등이다. 저서로는 『늦게 핀 미로에서』, 『성장의 디딤돌이 된 음악 치료사』이 있고, 공저로는 『내 삶의 산전 수전』, 『내 삶을 바꾼 책』, 『새로운 인생 액티브시니어』 등이 있다. 자작곡 『못다한 노래하리라 』, 『구름아 내 친구 해주렴 』은 유튜브 ‘작은 소리방’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