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없는 무장애 숲길부터 추억의 철길까지... 교통체증·주차 걱정 없는 가을 산책로 4선

[한국프라임저널 손진권 기자] 나들이 떠나기 참 좋은 가을날이지만, 꽉 막히는 주말 고속도로와 목적지에 도착해서 마주하는 '만차' 팻말을 떠올리면 출발도 하기 전에 피로가 몰려온다. 장거리 운전은 뻑뻑한 눈과 욱신거리는 허리에 무리를 주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타지 길을 달리는 것도 중장년층에게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하지만 굳이 멀리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좋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해 몇 걸음만 옮기면, 삭막한 빌딩 숲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푸른 잎사귀와 흙냄새가 반겨주는 '도심 속 숨은 명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차 열쇠는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지갑 속 교통카드 한 장만 가볍게 챙겨 훌쩍 떠날 수 있는 도심 힐링 코스 4곳을 소개한다.
▲서대문 안산 자락길 (3호선 독립문역): 전국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장애인·노약자 등 보행 약자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턱과 계단을 없앤 길)' 숲길이다. 전 구간이 완만한 나무 데크로 이어져 있어 관절 무리 없이 숲의 맑은 공기를 만끽할 수 있다. ▲용산가족공원 (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 지하 연결통로를 통해 바로 이어지며, 널찍한 호수와 푸른 잔디밭이 어우러져 있다. 경사로가 거의 없는 평지여서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도 산책하기에 최적이다. ▲선정릉 (2호선·수인분당선 선릉역): 복잡한 테헤란로 빌딩 숲 한가운데 자리한 고즈넉한 솔숲이다. 잘 관리된 푹신한 흙길을 걸으며 벤치에서 조용한 사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화랑대 철도공원 (6호선 화랑대역): 폐선된 경춘선 옛 철길을 따라 걷는 평탄한 산책로로, 옛 간이역과 기차 풍경이 아련한 청춘의 추억을 한가득 불러일으킨다.
대중교통 나들이를 더욱 알차고 편안하게 즐기려면 세 가지만 기억하자. 첫째, 출퇴근 혼잡 시간을 피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이동하면 전동차에서 편안히 앉아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닿을 수 있다. 둘째, 역사 내 엘리베이터 위치와 동선을 미리 스마트폰 지도 앱으로 확인해 두면 불필요한 계단 오르내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걷다가 쉬는 동안 땀이 식으며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보온용 얇은 목수건이나 가벼운 덧옷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
"주말마다 차 막히는 게 두려워서 나들이는 엄두도 못 냈어요. 그런데 전철 타고 안산 자락길에 와보니 계단이 하나도 없어 걷기 편하고, 무엇보다 운전 스트레스가 없으니 날아갈 것 같네요." 라며, 산책로에서 만난 은퇴 3년 차 박종식(65·가명) 씨는 밝게 웃으며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행복한 쉼표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익숙한 지하철을 타고 떠나는 작은 일탈만으로도 우리의 하루는 충분히 푸르고 건강해질 수 있다. 이번 목요일에는 발이 편한 운동화 차림으로 가까운 역을 찾아 나만의 숲길로 씩씩하게 걸음을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
다음 주 '청춘 나들이'에서는 쌀쌀해진 가을바람에 굳은 발과 피로를 따뜻하게 녹여줄 '도심 인근 무료 족욕장 명소 3곳'을 안내할 예정이다. 몸과 마음에 훈훈한 온기를 채워줄 다음 여정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 알림: 본 기사에 소개된 보행 난이도 및 편의시설 정보는 현장 여건이나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방문 전 각 공원의 최신 개방 시간과 교통 약자 편의시설(승강기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공식 누리집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