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라임저널 김순복 칼럼니스트] 얼마 전 한 지인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도 할 이야기는 참 많은데, 그걸 누가 들어줄까요." 오십을 넘기고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회사에서는 후배들에게 밀려나는 것 같고, 집에서는 이미 다 큰 자식들이 내 이야기를 그리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격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강단에 서 왔습니다. 상담학을 공부했고, 2029년부터 기자와 칼럼니스트로 일했고, 현재 약 1,500여 명의 강사 회원을 이끄는 기관의 원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만난 사람들은 화려한 스펙을 가진 젊은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직장 생활을 몇십 년 하다가, 은퇴를 앞두고서야 "내 경험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처음 품은 중장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가 지금은 자신만의 강의를 하며,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얼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의는 젊고 화려한 사람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청중은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통과해 온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을 엽니다. 이십 년을 한 직장에서 버텨낸 경험, 자식을 키우며 배운 인내, 실패하고 다시 일어선 기록. 그것이 곧 콘텐츠이고, 그것을 전달하는 능력만 갖추면 누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내가 무대에 서면 떨려서 말을 못 할 텐데", "누가 내 강의를 듣고 싶어 할까"라는 걱정은 강의를 시작하려는 거의 모든 중장년이 똑같이 겪는 관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입니다. 무대공포증도, 콘텐츠를 짜는 법도, 청중과 호흡하는 법도 배우면 됩니다. 다만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사람들의 코칭과 함께 걸을 동료가 필요합니다.
인생의 전반전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오래 견뎌왔는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그 답을 이미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중장년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용기뿐입니다.
"나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라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다면, 그 마음 하나면 이미 절반은 시작한 셈입니다. 인생의 후반전, 무대 위에서 다시 시작해 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순복 칼럼니스트는 20년간 강단에 선 베테랑 강사이자 '강사를 가르치는 강사'. 1,500여 명 강사 회원의 리더로 활동하며, 중장년의 인생 후반 설계를 주제로 강의와 집필을 이어오고 있다. 강의 분야는 공문서와 보고서 작성 실무, 강의 계획서와 제안서 작성법, AI 활용 업무 효율화, 보도자료 작성법, PPT 디자인, 강의 교안 기획, 성공하는 강의 운영 전략 등 강사 양성 전반과 중장년 인생 설계다. 저서로는 『벼랑 끝 활주로』, 『집중력 혁명』, 『강의 트렌드 2026』등 20여 권이 있다. [김순복의 올바른 공문서 작성법]과 한국프라임저널에서 [김순복의 중장년 인생 설계]와 [김순복의 에고그램 마인드 솔루션] 칼럼을 연재 중이다. 「김순복의 중장년 인생 설계」는 은퇴 이후의 돈·일·관계·건강을 현장의 사례로 풀어내는 연재 칼럼이다.